우리는 보통 '영웅'이라고 하면 망토를 두르고 하늘을 날거나, 근육질의 몸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을 떠난 영웅들은 의외로 작고 연약한 존재들이었습니다.
어른들은 계산하고 주저할 때, 아이들은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문밖으로 나섭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혹은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오늘은 작은 몸집 안에 거대한 우주를 품은 아이들의 모험 영화 3편을 통해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1. 소년기의 끝자락을 걷다: 스탠 바이 미 (Stand By Me, 1986)
"12살 때 같은 친구는 그 이후로 다시는 생기지 않았다."
네 명의 소년이 행방불명된 시체를 찾아 숲으로 떠나는 1박 2일의 여정. 겉보기엔 호기심 어린 모험 같지만, 실은 각자의 상처(죽은 형에 대한 열등감,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정신적 학대)를 마주하러 가는 길입니다.
🌟 The Courage: 두려움을 고백할 용기
영웅의 모험
이 영화에서 아이들이 싸우는 대상은 괴물이 아닙니다. 바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어른이 된다는 공포'입니다. 캄캄한 숲속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우는 장면. 자신의 약함을 친구에게 보여주는 그 순간, 소년들은 비로소 한 뼘 더 성장합니다.
2. 혐오의 시대를 춤추며 건너다: 조조 래빗 (Jojo Rabbit, 2019)
"춤은 자유로운 사람만 출 수 있는 거야."
2차 세계대전 말기, 열성 나치 당원인 10살 소년 조조. 그의 집에 유대인 소녀 엘사가 숨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조조의 세계는 흔들립니다. 상상 속 친구 히틀러와 현실의 친구 엘사 사이에서 소년은 선택해야 합니다.
🌟 The Courage: 신념을 깨뜨릴 용기
영웅의 모험
조조에게 가장 큰 모험은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주입한 '혐오'라는 세뇌를 스스로 깨부수는 과정입니다. 나치가 틀렸고 사랑이 옳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 마지막 장면, 자유를 되찾은 거리에서 서로의 눈을 맞추며 서툴게 춤을 추는 조조의 모습은 그 어떤 전쟁 영웅보다 위대해 보입니다.
3. 친구를 위해 대기업과 맞짱 뜨다: 옥자 (Okja, 2017)
"내 친구 옥자, 내가 구할 거야."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슈퍼돼지 옥자는 가족이자 친구입니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가자,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세상에 뛰어듭니다.
🌟 The Courage: 계산하지 않는 용기
영웅의 모험
어른들은 자본 논리로 옥자를 '상품'이라 부르지만, 미자에게 옥자는 그냥 '친구'입니다. 미자의 모험이 감동적인 이유는 '앞뒤 재지 않는 순수함' 때문입니다. 유리문을 몸으로 부수고, 통역도 안 되는 낯선 땅에서 오직 친구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달리는 그 작은 소녀의 질주는, 타협하며 살아가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마치며: 우리 안의 소년을 찾아서
영화 속 아이들은 말합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내딛는 것이라고요.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겁을 집어먹었는지도 모릅니다. 실패할까 봐, 손해 볼까 봐, 남들이 비웃을까 봐. 오늘 이 영화들을 보며 당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작은 영웅'을 다시 깨워보는 건 어떨까요?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에디터의 TMI (상징의 비밀)
- 조조의 신발 끈: 영화 <조조 래빗>에서 '신발 끈 묶기'는 중요한 상징입니다. 처음엔 엄마가 묶어주지만, 나중엔 조조가 스스로 묶고, 엔딩에서는 엘사의 신발 끈을 묶어줍니다. 이는 의존에서 자립으로, 그리고 타인을 돌보는 사랑으로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 미자의 금돼지: <옥자>에서 미자가 옥자를 구하기 위해 내민 금돼지는 할아버지가 미자의 결혼 지참금으로 준 전 재산입니다. 자본주의의 상징(금)을 생명(옥자)과 맞바꾸는 아이러니한 명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