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렌체, 밀라노, 루브르

by snap29 2026. 2. 28.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렌체, 밀라노, 루브르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렌체, 밀라노, 루브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은 한 도시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는 평생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각지에서 새로운 후원자를 만나고,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고, 새로운 학문을 탐구했습니다. 그 가운데 피렌체, 밀라노, 그리고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다빈치의 삶과 예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세 축을 이룹니다. 다빈치가 예술가로 성장한 도시 피렌체, 그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도시 밀라노, 그리고 그의 걸작들이 영원히 잠들어 있는 루브르 박물관을 중심으로 다빈치의 발자취를 깊이 있게 따라가 보겠습니다.

다빈치가 예술가로 태어난 도시, 피렌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피렌체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4세 무렵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당시 피렌체 최고의 예술가였던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Andrea del Verrocchio)의 공방에 도제로 들어간 다빈치는 이곳에서 회화와 조각, 금속 공예 등 다양한 예술 기법을 익히며 본격적인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의 막강한 후원 아래 유럽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꽃을 피우고 있었으며, 다빈치는 이 풍요로운 예술적 토양 위에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피렌체 시절 다빈치가 남긴 작품들은 그의 초기 천재성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에 소장된 수태고지(Annunciazione)는 다빈치가 약 20세에 완성한 작품으로,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잉태 소식을 전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인물의 섬세한 손동작과 배경의 정밀한 자연 묘사는 당시 다빈치가 이미 스승의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같은 미술관에 소장된 동방박사의 경배(Adorazione dei Magi)는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역동적인 구도와 표정 묘사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피렌체는 다빈치에게 예술만을 가르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도시에서 인문학자, 철학자, 과학자들과 교류하며 지적 세계를 넓혔고, 특히 메디치 가문의 정원에서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들을 직접 접하며 인체에 대한 깊은 관심을 키웠습니다. 피렌체 시절의 다빈치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질문하며 지식을 흡수했으며, 이 경험들은 이후 밀라노에서 꽃을 피울 그의 전성기를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피렌체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다빈치가 도제 생활을 했던 베로키오 공방 터, 그리고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 시가지 골목들을 걸으며 르네상스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다빈치의 전성기가 펼쳐진 도시, 밀라노

1482년, 30세의 다빈치는 피렌체를 떠나 밀라노로 향했습니다. 밀라노 공작 루도비코 스포르차(Ludovico Sforza)의 궁정에 들어간 그는 이후 약 17년간 이 도시에 머물며 생애 가장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습니다. 다빈치는 스포르차 공작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편지에서 화가보다 군사 기술자, 건축가, 공학자로서의 능력을 먼저 내세웠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는 그가 예술가이기 이전에 다방면의 실용적 지식인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밀라노 시절 다빈치가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은 단연 최후의 만찬(L'Ultima Cena)입니다.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Santa Maria delle Grazie)의 식당 벽에 그려진 이 대형 벽화는 예수 그리스도가 열두 제자와 마지막 식사를 나누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다빈치는 이 작품에서 유다가 배신자로 지목되는 순간 각 제자들이 보이는 심리적 반응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포착했습니다. 완성까지 약 3년이 걸린 이 작품은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하루 입장 인원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방문 수개월 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밀라노에는 최후의 만찬 외에도 다빈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Museo Nazionale della Scienza e della Tecnologia Leonardo da Vinci)은 그의 노트와 설계도를 바탕으로 실제 제작된 기계 모형들을 대거 전시하고 있어 과학자이자 발명가로서의 다빈치를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밀라노의 암브로시아나 미술관(Pinacoteca Ambrosiana)에는 다빈치의 초상화 작품인 음악가의 초상(Ritratto di Musico)이 소장되어 있어, 그의 밀라노 시절 회화 작품도 직접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밀라노는 다빈치가 예술가에서 진정한 만능 천재로 완성된 도시입니다.

다빈치의 걸작이 영원히 잠든 곳,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은 오늘날 다빈치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입니다. 모나리자(Mona Lisa), 세례 요한(Saint Jean-Baptiste), 암굴의 성모(Vierge aux rochers),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자(La Vierge, l'Enfant Jésus et sainte Anne) 등 그의 핵심 회화 작품들이 루브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다빈치의 작품들이 루브르에 이토록 많이 모이게 된 것은 그가 생의 마지막을 프랑스에서 보내며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에게 여러 작품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드농관(Denon Wing) 711호실에 전시된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자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방탄유리 뒤에 보호된 채 전시되어 있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지만, 그림이 발산하는 신비로운 아우라는 어떤 복제품으로도 재현할 수 없습니다. 최근 루브르 박물관은 형광 X선 분석 기술을 이용해 모나리자의 물감 층위 구조를 정밀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여 다빈치가 수십 겹의 극도로 얇은 물감 층을 쌓아 올려 스푸마토 효과를 구현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 연구는 모나리자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라 다빈치의 모든 과학적 지식과 예술적 역량이 집약된 종합 예술의 결정체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루브르에서 다빈치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모나리자 한 작품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드농관 내에는 세례 요한과 암굴의 성모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다빈치의 서로 다른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례 요한은 다빈치가 생의 말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는 인물의 신비로운 미소가 모나리자와 닮아 있어 두 작품을 나란히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미적 경험이 됩니다. 루브르 방문 시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대별 입장권을 사전 예약하고, 오전 개장 직후를 노리면 비교적 여유롭게 다빈치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침글

피렌체에서 예술가로 성장하고, 밀라노에서 천재로 완성되었으며, 루브르에 걸작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발자취는 오늘날에도 수백만 명의 여행자와 연구자들을 이 세 곳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세 도시는 각각 다빈치의 청년기, 전성기, 그리고 불멸의 유산이라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이 세 곳을 연결하면 비로소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위대한 인간의 전체 모습이 완성됩니다. 언젠가 직접 피렌체와 밀라노, 파리를 걸으며 그의 흔적을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500년의 시간을 넘어 다빈치가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sn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