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과 2017년, 전 세계 극장가는 두 편의 영화로 인해 마법에 걸렸습니다. 한 편은 꿈과 사랑의 쌉싸름한 현실을 재즈 선율에 담았고, 다른 한 편은 꿈을 이루는 벅찬 환희를 강렬한 팝 비트에 실었습니다.
바로 <라라랜드(La La Land)>와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입니다. 뮤지컬 영화의 부활을 알린 이 두 작품은 비슷해 보이지만, 음악적 지향점과 연출 방식에서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점령했던 두 명작의 음악적 연출과 스타일을 전격 비교해 봅니다.

1. 라라랜드: 현실에 발붙인 '재즈(Jazz)'의 미학
"이건 꿈을 꾸는 바보들을 위한 노래야. (Here's to the ones who dream)"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였던 1950~60년대 고전 영화들에 대한 헌사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지극히 현대적이고 현실적입니다.
🎹 음악적 특징: 어쿠스틱 & 멜랑콜리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 음악감독은 철저하게 '재즈'를 기반으로 곡을 썼습니다.
- 원 테이크(One Take) 라이브: 오프닝의 고속도로 씬이나 탭댄스 장면 등에서 알 수 있듯, 배우들의 호흡과 현장감을 중시합니다. 이는 화려함보다는 '진정성'을 전달합니다.
- 테마의 변주: 메인 테마곡인 <City of Stars>와 <Mia & Sebastian’s Theme>은 영화 내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끊임없이 변주됩니다. 이는 두 사람의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을 청각적으로 암시합니다.
🎬 연출 포인트: 롱테이크와 정적
- 소리의 공백: 뮤지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없는 순간이 많습니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다툴 때 흐르는 정적은 음악보다 더 큰 긴장감을 줍니다.
- 현실적인 가창: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전문 가수가 아닙니다. 그들의 약간은 떨리고 불안한 보컬은,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더욱 현실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2. 위대한 쇼맨: 환상을 극대화한 '팝(Pop)'의 마법
"가장 숭고한 예술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위대한 쇼맨>은 P.T. 바넘의 전기 영화라기보다는, 쇼 비즈니스 그 자체를 찬양하는 화려한 쇼입니다. 이 영화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관객의 눈과 귀를 단 1초도 쉬게 하지 않는 것.
🥁 음악적 특징: 컨템포러리 팝 & 비트
<라라랜드>의 작사를 맡았던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Pasek and Paul) 콤비가 이번엔 작곡 전면에 나섰습니다.
- 현대적인 사운드: 19세기가 배경이지만 음악은 2023년 빌보드 차트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세련된 팝/락 사운드입니다. 강렬한 드럼 비트와 신디사이저는 관객의 심박수를 빠르게 올립니다.
- 떼창(Anthem) 유발: <The Greatest Show>, <This Is Me> 등 대부분의 곡이 합창과 고음을 동반한 '앤섬(Anthem)' 스타일입니다. 이는 관객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와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 연출 포인트: 스피디한 편집과 색채
- 뮤직비디오 스타일: 컷 전환이 매우 빠르고 역동적입니다. 바넘이 단원들과 서커스가 성공하는 과정을 음악에 맞춰 속도감 있게 편집하여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 폭발적인 가창력: 휴 잭맨, 잭 에프론, 젠다이야 등 뮤지컬 베테랑들의 탄탄한 발성은 음악의 완성도를 스튜디오 앨범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3. 심층 비교: 당신의 취향은 어느 쪽인가요?
두 영화는 '꿈(Dream)'을 다루지만, 그 꿈을 그리는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 비교 포인트 | 라라랜드 (La La Land) | 위대한 쇼맨 (The Greatest Showman) |
|---|---|---|
| 핵심 장르 | 재즈 (Jazz), 클래식 | 컨템포러리 팝 (Pop), 락 |
| 지향점 | '현실(Realism)' 상실과 성장의 아픔 |
'환상(Fantasy)' 성취와 포용의 기쁨 |
| 색감(Tone) | 보라색, 파란색 (새벽, 우울, 몽환) |
붉은색, 금색 (열정, 화려함, 성공) |
| 엔딩의 정서 | 씁쓸한 미소 (Bittersweet) | 벅차오르는 환희 (Happy Ending) |
| 추천 대상 | 감성적이고 여운을 즐기는 사람 | 에너지가 필요하고 신나고 싶은 사람 |
🎵 'Epilogue' vs 'From Now On'
- 라라랜드의 <Epilogue>: 대사 한마디 없이 "만약 우리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을 보여주는 주마등 같은 10분의 연주곡. 관객을 울리는 것은 가사가 아니라 선율과 회한입니다.
- 위대한 쇼맨의 <From Now On>: 바넘이 모든 것을 잃고 나서 단원들과 다시 시작하자며 부르는 노래. 발을 구르는 스톰프(Stomp) 리듬으로 시작해 거대한 합창으로 끝나는 이 곡은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마치며: 뮤지컬 영화의 두 얼굴
<라라랜드>는 우리가 이루지 못한 꿈과 사랑에 대한 위로를 건네고, <위대한 쇼맨>은 "너는 있는 그대로 빛난다"며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어떤 날은 세바스찬의 피아노 소리에 기대어 울고 싶고, 어떤 날은 바넘의 서커스단과 함께 춤추고 싶어집니다. 다행인 것은, 이 두 명작의 OST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는 어느 쪽인가요? LA의 석양인가요, 아니면 화려한 서커스장의 조명인가요?
💡 에디터의 TMI (연결고리)
- 같은 작사가: 놀랍게도 두 영화의 가사는 모두 '파섹 앤 폴(Pasek and Paul)' 듀오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라라랜드>에서는 'City of Stars'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고, 바로 다음 해 <위대한 쇼맨>으로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즉, 두 영화는 '이복형제'와도 같습니다.
- 휴 잭맨의 열정: 휴 잭맨은 <위대한 쇼맨> 리딩(대본 연습) 당시 코 수술을 받아 노래가 금지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고조되자 의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From Now On>을 열창했고, 결국 상처가 터졌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