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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부터 해리포터까지 전설을 잇는 존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

by snap29 2025. 12. 24.

 

당신은 영화관에 앉아 있습니다. 화면에는 아직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웅장한 금관악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합니다. 혹은 영롱한 종소리만 듣고도 마법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느낍니다.

이 모든 마법을 부린 사람은 단 한 명,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입니다. 그는 단순히 영화 배경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의 영상을 청각적인 언어로 번역해 낸, '헐리우드의 베토벤'입니다.

오늘은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인 이 살아있는 전설이 어떻게 <스타워즈>의 우주와 <해리포터>의 마법 학교를 음악 하나로 연결했는지, 그 거대한 세계관을 분석해 봅니다.

 

스타워즈부터 해리포터까지 전설을 잇는 존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
스타워즈부터 해리포터까지 전설을 잇는 존 윌리엄스의 영화 음악


1. 우주를 지배하는 힘: 스타워즈와 '라이트모티프(Leitmotif)'

"음악이 없는 스타워즈는 상상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공기가 없는 지구와 같다." - 조지 루카스

존 윌리엄스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개념은 바로 '라이트모티프(Leitmotif)'입니다. 이는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유래한 기법으로, 특정 인물이나 장소, 감정에 고유한 멜로디를 부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 연결고리 1: 다스 베이더와 임페리얼 마치

  • 캐릭터의 청각화: <스타워즈>의 'Imperial March'를 들어보세요. 굳이 화면을 보지 않아도 다스 베이더의 검은 망토와 기계적인 숨소리, 그리고 제국군의 압도적인 군화 소리가 연상됩니다. 존 윌리엄스는 낮고 위협적인 금관악기(브라스)를 사용하여 악당의 권위를 음악으로 조각했습니다.
  • 포스(The Force)의 테마: 반대로 루크 스카이워커가 석양을 바라볼 때 흐르는 'The Force Theme'은 호른의 부드러운 선율로 시작해 현악기로 확장됩니다. 이는 희망과 모험, 그리고 영웅의 운명을 상징합니다.

2. 마법을 부리는 소리: 해리포터와 '첼레스타(Celesta)'

"헤드윅의 테마가 들리면, 우리는 이미 호그와트 급행열차에 타고 있다."

<스타워즈>가 웅장한 금관악기의 축제였다면,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존 윌리엄스는 전혀 다른 악기를 꺼내 듭니다. 바로 '첼레스타'입니다.

🎵 연결고리 2: 헤드윅 테마(Hedwig's Theme)의 비밀

  • 신비로움의 극대화: 첼레스타는 피아노처럼 생겼지만, 금속판을 때려 영롱하고 신비로운 종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도입부의 "띠링~ 띠리링~" 하는 멜로디는 머글(인간)의 세계에서 마법의 세계로 넘어가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 변주의 미학: 존 윌리엄스는 이 신비로운 도입부 뒤에 빠른 현악기 연주를 붙여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듯한 속도감을 부여했습니다. <스타워즈>의 우주적 영웅 서사가 <해리포터>에서는 환상적인 마법 동화로 변주된 것입니다.

3. 단순함의 미학: 죠스(Jaws)와 스필버그의 50년 우정

"존, 농담하지 마세요. 이게 정말 그 음악이라고요?" - 스티븐 스필버그(처음 곡을 듣고)

존 윌리엄스의 천재성은 복잡한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극도로 단순한 음표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 연결고리 3: 단 두 개의 음표 (E-F)

  • 공포의 원초적 본능: 영화 <죠스>의 테마는 '미-파-미-파' 단 두 개의 음이 반복될 뿐입니다. 하지만 속도가 빨라지고 볼륨이 커질수록 관객은 엄청난 공포를 느낍니다.
  • 보이지 않는 공포: 당시 기계 상어가 자꾸 고장 나서 상어를 많이 보여줄 수 없었던 스필버그에게, 존 윌리엄스의 음악은 구세주였습니다. 상어가 화면에 없어도 음악만으로 상어의 존재감을 각인시켰기 때문입니다.

4. 동심의 비행: E.T.와 쥬라기 공원

"그의 음악은 우리를 하늘로 날아오르게 만든다."

존 윌리엄스의 음악적 특징 중 하나는 '경외감(Awe)'의 표현입니다.

  • E.T. (Flying Theme): 자전거가 하늘로 떠오르는 순간, 음악도 함께 비상합니다. 현악기의 급격한 상승 선율은 중력을 거스르는 짜릿함과 순수한 동심을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 쥬라기 공원 (Main Theme): 공룡을 처음 목격했을 때의 음악을 기억하시나요? 공포가 아닌 '아름다움'과 '웅장함'입니다. 그는 공룡을 괴물이 아닌, 대자연의 경이로움으로 해석했고 이를 성가대와 오케스트라로 표현했습니다.

마치며: 우리 시대의 모차르트에게 경의를

존 윌리엄스는 영화 음악이 단순히 영상의 배경(Background)이 아니라, 영상과 대등한 위치에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배우'임을 증명했습니다.

오늘 밤,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존 윌리엄스의 베스트 컬렉션을 담아보세요. 눈을 감는 순간, 당신은 엑스윙을 타고 우주를 날거나 호그와트의 연회장에 앉아 있게 될 것입니다.

💡 에디터의 TMI (거장의 기록)

  • 오스카 노미네이트: 존 윌리엄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무려 54회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이는 월트 디즈니 다음으로 역대 2위의 기록이며, 현존하는 인물 중에서는 단연 1위입니다.
  • 올림픽 음악: 1984년 LA 올림픽, 1988년 서울 올림픽,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의 테마곡을 모두 그가 작곡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88 서울 올림픽의 <The Olympic Spirit>은 한국인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멜로디입니다.

(이 분석글이 유익했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다음에는 '한스 짐머: 소리로 공간을 조각하는 건축가' 편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