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영화의 주인공은 총과 주먹이 아닙니다. 진정한 주인공은 관객의 심박수를 조절하는 '배경음악(BGM)'입니다. 화면 속 자동차가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폭탄이 터져도, 음악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긴박함은 반감됩니다.
훌륭한 액션 스코어(Score)는 아드레날린을 혈관 속으로 직접 주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오늘은 듣는 순간 앉은 자리에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게 만드는, 아드레날린 폭발 액션 영화 BGM BEST 7을 선정하여 분석해 봅니다.

1.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 2015)
🎵 Track: Brothers In Arms (Junkie XL)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거대한 추격전입니다. 조지 밀러 감독은 이 미친 속도감을 유지하기 위해 네덜란드 출신의 작곡가 정키 XL(Tom Holkenborg)을 선택했습니다.
- 장면의 압도감: 모래폭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전투 트럭과 워보이들의 추격 씬. 화면 자체가 붉은 모래로 뒤덮인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이 음악은 지옥의 오페라와 같습니다.
- 음악 분석: 우아한 선율 따위는 없습니다. 거친 첼로와 드럼, 그리고 전자기타가 쉴 새 없이 몰아칩니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두프 워리어(불을 내뿜는 기타맨)'의 설정처럼,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일렉트릭 기타 리프와 심장을 가격하는 타악기(Drum)의 난타가 청각적 쾌감을 극대화합니다.
- 청취 포인트: 곡 중반부, 현악기가 급격하게 고조되며 모든 소리가 합쳐지는 순간은 마치 엔진이 과열되어 폭발하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2.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 Track: Molossus (Hans Zimmer & James Newton Howard)
배트맨 시리즈 중 역대 최고의 추격씬으로 꼽히는 '텀블러(배트모빌) 추격 장면'의 배경음악입니다.
- 음악적 설계: 한스 짐머는 배트맨의 테마를 만들 때 "영웅적인 팡파르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신 그는 속도감에 집중했습니다.
- 아드레날린 포인트: 5/4박자 혹은 매우 빠른 템포의 현악기 오스티나토(Ostinato, 반복 악절) 기법을 사용하여, 배트맨이 결코 멈추지 않고 앞으로 돌진하는 느낌을 청각화했습니다.
- 심리적 효과: 멜로디가 뚜렷하지 않지만, 점점 볼륨이 커지고 악기가 추가되는 크레센도(Crescendo) 구조를 통해 관객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옵니다. 터널 안에서 조커를 향해 돌진하는 배트맨의 비장미를 완벽하게 표현한 곡입니다.
3.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 Track: The Exchange (Lorne Balfe)
톰 크루즈가 발목이 부러지면서까지 달렸던, 런던 시내 추격씬과 후반부 헬기 추격씬을 완성한 음악입니다.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론 발프(Lorne Balfe)의 합류를 신의 한 수로 꼽습니다.
- 봉고의 재발견: 미션 임파서블의 시그니처 악기인 봉고(Bongos) 리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타악기의 울림이 굉장히 건조하고 타격감이 강해서, 마치 톰 크루즈의 발소리나 심장 박동 소리처럼 들립니다.
- 압도적인 브라스: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를 뚫고 나오는 육중한 브라스(금관악기) 사운드는 거대한 스케일을 담당합니다.
- 추천 상황: 러닝머신 위에서 한계에 다다랐을 때 이 곡을 들어보세요. 톰 크루즈에 빙의하여 1km는 더 뛸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
4. 존 윅 (John Wick, 2014)
🎵 Track: LED Spirals (Le Castle Vania)
액션의 장르를 '건-푸(Gun-fu)'로 정의하며 스타일리시 액션의 새 지평을 연 영화입니다. 클럽 '레드 서클'에서 존 윅이 적들을 학살(?)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EDM 트랙입니다.
- 리듬과 액션의 동기화: 일반적인 영화 음악이 오케스트라를 쓴다면, 존 윅은 차가운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선택했습니다. 강렬한 비트(Beat)에 맞춰 총성이 터지고 적들이 쓰러지는 편집은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쾌감을 줍니다.
- 스타일 분석: 감정이 제거된 기계적인 비트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렸다"는 존 윅의 냉혹한 분노를 대변합니다. 감상적인 멜로디 없이 오직 타격감으로만 승부하는 곡입니다.
5.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 Track: Pacific Rim (Ramin Djawadi)
거대 로봇(예거)과 거대 괴수(카이주)가 태평양 한복판에서 육탄전을 벌입니다. 이 거대한 중량감을 표현하기 위해 <왕좌의 게임>의 작곡가 라민 자바디는 록 사운드를 가져왔습니다.
- 탐 모렐로의 기타: 전설적인 밴드 'Rage Against The Machine'의 기타리스트 탐 모렐로가 참여했습니다. 그의 묵직하고 날카로운 일렉트릭 기타 리프는 예거의 금속성 움직임을 완벽하게 소리로 구현했습니다.
- 하이브리드 오케스트라: 웅장한 오케스트라 위에 얹어진 록 기타 사운드는 "남자의 로망" 그 자체입니다.
- 효과: 이 음악이 나오는 순간, 관객은 파일럿과 함께 로봇에 탑승한 듯한 비장함과 흥분을 느끼게 됩니다. 헬스장에서 무거운 무게를 들 때(PR 갱신) 가장 추천하는 BGM 1순위입니다.
6.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
🎵 Track: Free Bird (Lynyrd Skynyrd)
이 리스트의 유일한 기성곡(Pop)이지만,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액션 시퀀스로 꼽히는 '교회 학살 씬' 때문에 선정했습니다.
- 아이러니의 미학: 미국의 남부 록 밴드 레너드 스키너드의 명곡 'Free Bird'의 후반부 기타 솔로가 이토록 잔혹한 액션과 어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요?
- 템포의 일치: 곡의 템포가 빨라지며 광란의 기타 솔로가 시작되는 순간, 해리(콜린 퍼스)의 액션도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우아한 영국 신사의 수트와 날것의 록 음악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에너지는 그야말로 폭발적입니다.
- 주의: 운전 중에 들으면 과속할 위험이 매우 높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7. 테넷 (Tenet, 2020)
🎵 Track: Trucks in Place (Ludwig Göransson)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인버전' 액션을 다룬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입니다. 한스 짐머 대신 합류한 젊은 천재 작곡가 루드비히 고란손은 완전히 새로운 소리를 창조했습니다.
- 사운드 디자인: 고속도로 추격씬에서 흐르는 이 곡은 일반적인 악기 소리 같지 않습니다. 소방차 사이렌 소리 같기도 하고, 테이프가 늘어지는 소리 같기도 한 기괴한 신디사이저 음향이 특징입니다.
- 긴장감의 극대화: 쿵-쿵-거리는 육중한 베이스 비트 위에, 역재생된 듯한 사운드 이펙트가 겹쳐지며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본능적인 불안감과 긴박함을 조성합니다.
- 혁신성: 전통적인 멜로디 라인을 파괴하고 '소리'와 '리듬'만으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현대 액션 음악의 명작입니다.
마치며: 당신의 아드레날린 버튼은 무엇인가요?
액션 영화의 BGM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심장을 스크린 속 주인공과 같은 속도로 뛰게 만드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무기력한 일상에 지쳤다면, 혹은 운동할 때 힘이 나지 않는다면 위에서 소개한 7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보세요. 평범한 출근길이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거운 덤벨이 예거의 주먹처럼 느껴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음악은 무엇인가요?
💡 에디터의 팁: 최상의 청취 환경
- 저음(Bass)이 강조된 헤드폰/이어폰: 위 곡들은 대부분 둥둥거리는 베이스와 타격감이 핵심입니다. 스마트폰 스피커보다는 우퍼가 있는 스피커나 베이스 부스트 기능이 있는 이어폰으로 감상하세요.
- 운동용 플레이리스트: 위 7곡의 총 러닝타임은 약 30~40분입니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러닝을 할 때 딱 맞는 길이입니다.